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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문장은 종이 위에 갇혀 있기엔 너무 거대하다 당신의 손끝에서 탄생한 그 문장들이 지금 어디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지 나는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차가운 하드디스크의 깊은 구석이거나, 혹은 겨우 수십 명만이 오가는 쓸쓸한 블로그의 한 페이지일 것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작품'이라 부르며 애지중지하지만, 세상의 눈에 그것은 그저 데이터의 파편일 뿐입니다. 당신은 밤을 지새우며 고뇌했고, 뼈를 깎는 고통으로 문장을 다듬었습니다. "이 정도면 훌륭해, 사람들이 알아줄 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세상에 내놓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무엇입니까. 침묵입니다. 견딜 수 없이 무겁고 차가운 무관심의 침묵만이 당신의 책상 위에 내려앉았을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고민해 본 적이 있습니까. 당신의 재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당신의 노력이 ..
5만원짜리 트레이너와 500만원짜리 마스터의 차이 시장이라는 거대한 도박판에서 당신이 패를 쥐고 흔들지 못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당신은 스스로를 존중받아야 할 고귀한 생명체가 아니라, 언제든 갈아 끼울 수 있는 부품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품의 가격은 철저하게 원가와 마진, 그리고 수요와 공급이라는 차가운 계산기에 의해 결정됩니다. 반면 명품의 가격은 인간의 욕망과 그 브랜드가 쌓아 올린 권위, 그리고 감히 가격을 묻기조차 송구스러운 압도적인 아우라에 의해 결정됩니다. 아직도 땀 흘린 시간만큼, 내가 고생한 만큼 보상받아야 한다는 순진한 믿음을 붙잡고 계십니까. 그 믿음이야말로 당신을 가난과 피로의 굴레에 영원히 가둬두는 가장 강력한 족쇄이자 저주입니다. 노동의 신성함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자본주의라는 정글의 냉혹한 물리학을 직시하라는..
고객이 줄을 서서 당신의 광고를 사게 만드는 기적 우리는 지금 거대한 착각의 시대, 혹은 정교하게 설계된 기만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사업을 하든, 브랜드를 만들든, 혹은 자기 자신이라는 상품을 세상에 내놓든, 세상은 당신에게 끊임없이 '통행료'를 요구합니다. 고객을 만나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돈을 내십시오.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더 많은 돈을 지불하십시오.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 거대한 착취 구조는 CAC(Customer Acquisition Cost), 즉 고객 획득 비용이라는 그럴듯한 경제학적 용어를 앞세워 당신의 주머니를 합법적으로 털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은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인스타그램의 피드가, 구글의 검색창이 당신을 위해 존재하는 공공재라고 믿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천만에요. 그들은 당신의..
개인이 아닌 시스템을 상대하여 승리하십시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정글에서 당신은 지금 어디에 서 있습니까. 혹시 발밑에 떨어진 썩은 열매를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있지는 않습니까. 고개를 드십시오. 당신의 시선이 머물러야 할 곳은 바닥이 아니라 저 높은 곳,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린 가지 위입니다. 세상은 참으로 기이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누군가는 하루 종일 땀 흘려 일하고도 겨우 입에 풀칠할 돈을 쥐는 반면, 누군가는 단 몇 마디의 말과 종이 뭉치 몇 개로 거대한 부를 손쉽게 거머쥡니다. 당신은 이것이 불공평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노동이, 당신의 땀방울이 저들의 그것보다 가치 없다고 느껴져 분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은 공평과 불공평의 문제가 아닙니다. 도덕의 문제도, 정의의 문제도 아닙니다. 이것은 그저 물리학의 법칙..
서점은 결코 당신의 편이 아니다 당신은 지금 거대한 착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원고를 투고하고, 출판사와 계약을 맺고, 마침내 서점 매대에 당신의 이름이 박힌 책이 올라가는 그 순간, 당신은 자신이 무언가를 이루었다고 믿겠지요. '작가'라는 타이틀이 주는 달콤한 마취제에 취해, 주변의 축하 인사에 미소 짓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저 안타까운 희극일 뿐입니다. 냉정하게, 아주 차갑게 현실을 직시하십시오. 당신은 작가가 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그저 거대 플랫폼이라는 지주에게 당신의 지적 재산과 영혼을 갈아 넣은 콘텐츠를 헐값에 납품하고, 그 대가로 쥐꼬리만한 정산금을 받는 소작농으로 전락했을 뿐입니다.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그 화려하고 거룩해 보이는 지식의 전당 뒤에 숨겨진 차가운..
사람들이 열광하는 그 책은 사실 정교한 낚싯바늘이다 세상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싸움입니다. 순진한 영혼들은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합니다. 서점에 깔린 화려한 표지나 베스트셀러라는 얄팍한 딱지 그리고 통장에 찍힐 소박한 인세 따위를 성공의 지표로 삼는 것을 보십시오. 그들은 그것이 전부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명심하십시오. 당신이 서점에서 집어 든 그 책은 작가가 당신에게 보낸 러브레터가 아니라 가장 고도화된 형태의 청구서입니다.대다수의 사람들은 빙산의 일각만 보고 항해를 시작합니다. 고작 10퍼센트의 드러난 얼음 덩어리에 깃발을 꽂으려 애쓰지만 진짜 거대한 질량은 수면 아래 90퍼센트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망각합니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수면 위의 10퍼센트를 우리는 프론트엔드라고 부르고 잠겨있는 90퍼센트를 백엔드라고 부릅니다..
천 원짜리 미끼로 월척을 낚는 비대칭의 마법 그대는 지금 거대한 착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군요. 서점에 진열된 베스트셀러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이름이 박힌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통장에 인세가 차곡차곡 쌓이는 달콤한 상상을 하고 있겠지요. 우아한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며, 세상의 찬사를 받고, 그 대가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삶. 그것이 그대가 그리는 '작가'의 미래일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단언컨대, 그 꿈은 그대를 서서히 말려 죽이는 가장 치명적인 독약입니다. 그것은 그대를 영원히 가난의 굴레에 가두는, 시스템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니까요.대다수의 사람들이, 아니 스스로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이 '인세의 함정'에 걸려들어 인생을 낭비합니다. 그들은 책을 '목적'으로 대합니다. 책을 써서 돈을 벌겠다고 덤벼듭니다. 바..
빈칸 채우기식 집필이 당신을 구원한다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하얀 화면 앞에서 숨이 막혀오고 있습니다. 커서가 깜빡이는 그 규칙적인 리듬이 마치 당신의 무능을 카운트다운하는 시한폭탄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첫 문장은 어떻게 떼어야 할지 고민하며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는 당신의 모습이 보입니다. 당신은 스스로를 창작의 고통을 겪는 고귀한 예술가라고 착각하고 있군요. 아닙니다. 당신은 그저 설계도가 없는 인부일 뿐입니다. 벽돌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몰라 허공에 삽질만 해대고 있는 꼴입니다. 그러니 건물이 올라갈 리 만무하고,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며, 당신의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이 고통은 필연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자가 전장에 나갔을 때 겪어야 하는 당연한 형벌입니다.예술을 하려 하지 마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