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339)
당신의 목소리가 곧 우주의 율법입니다 그대 안에는 태고적부터 잠들어 있는 거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대는 아주 오랫동안 그 거인을 깊은 심연 속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세상이 시끄러워질까 두려워 그대의 목소리를 낮추었고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그대의 빛을 스스로 가렸습니다. 겸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비겁한 침묵 뒤에 숨어 그대는 안도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낡고 썩어빠진 포장지를 찢어버릴 시간입니다. 그대 안의 지성은 침묵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상을 향해 포효하고 우주를 뒤흔들기 위해 존재합니다. 지금 이 순간 그대의 영혼을 짓누르는 거짓된 평온을 깨뜨리십시오.그대는 배우고 또 익혔습니다. 수많은 책을 읽고 깊은 밤을 지새우며 사색의 바다를 유영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기를 주저하며 뒷걸음질 쳤습니다. ..
통제할 수 없는 세상에 맞서는 나만의 무기 세상은 끊임없이 비명을 지릅니다.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날카로운 소음들이 귀를 파고들어 내면을 휘젓습니다. 거리의 소란, 타인의 거친 감정,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의 불안이 예고도 없이 당신의 방으로 침범합니다. 당신이 지친 것은 나약해서가 아닙니다. 단지 막을 수 없는 홍수 앞에 댐 없이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흐름에 휩쓸려 중심을 잃었을 뿐입니다. 이제 그만 멈추십시오. 바깥을 향해 활짝 열린 창문을 닫으세요. 그리고 가장 깊고 은밀한 당신만의 서재로 돌아오십시오.무질서는 영혼을 갉아먹는 독입니다당신을 괴롭히는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닙니다. 바로 내면의 무질서입니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은 썩은 물처럼 고여 악취를 풍깁니다. 그것은 불안이라는 이름의 이끼가 되어 당신의 생명력을 덮어버립니다. 뚜렷한..
지폐가 종이조각이 될 때 거머쥘 것 바람이 붑니다. 두 눈을 가만히 감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헐거운 손아귀를 소리 없이 빠져나가는 것들의 서늘한 기척을 온몸으로 느껴보십시오. 이 거대하고 잔혹한 세계의 한가운데서 사람들은 저마다 무의미한 숫자가 적힌 종이 조각을 조금이라도 더 움켜쥐려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고 있어요. 동이 트는 이른 아침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부터 깊고 어두운 밤의 침묵이 세상을 덮을 때까지, 그들은 충혈된 눈으로 번쩍이는 모니터 위를 떠도는 붉고 푸른 기호들을 병적으로 쫓습니다. 만원 지하철의 숨 막히는 압사 속에서, 모멸감을 견뎌내야 하는 사무실의 파티션 안에서, 자신의 유한하고 고귀한 생명력과 청춘을 기꺼이 한 줌의 재로 태워 넘기면서 말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그 거룩한 시간의 희생이 언젠가 통장 잔고라는 거대..
의대를 박차고 나온 자퇴생의 서늘한 반격 세상은 거대하고 무자비한 컨베이어 벨트와 같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 차갑고 딱딱한 금속 벨트 위에 강제로 올려져, 사회가 이미 철저하게 정해놓은 엄격하고 획일적인 규격에 맞게 끊임없이 깎이고 다듬어지기를 강요받는다. 그 잔인한 규격을 무사히 통과한 자들에게는 번듯하고 그럴싸한 도장이 찍히고, 단 한 치라도 어긋나거나 스스로 궤도를 이탈한 자들에게는 불량품이라는 가혹하고 지독한 낙인이 쾅 하고 찍힌다. 대한민국이라는 숨 막히는 경쟁 사회에서 그 도장의 이름은 바로 학력이다. 수십 년이라는 억겁의 시간 동안 오직 좋은 대학이라는 비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사람들은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빛나야 할 청춘의 시기를 잿빛으로 남김없이 태워버린다. 마치 그것만이 인생을 구원할 유일무이한 성공의 길인 것처럼..
가짜 인연을 도려낸 자의 결말 바람이 불어옵니다. 무수한 얼굴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고, 의미 없는 명함을 건네며, 텅 빈 말들을 주고받았던 수많은 밤을 기억하십시오. 타인의 기대에 맞추려 스스로를 깎아내던 시간입니다. 우리는 관계라는 이름의 환상 속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잃었습니다. 거짓된 미소는 영혼의 바닥을 긁어냅니다. 얕은 인연을 엮기 위해 내쉬었던 숨결은 결국 독이 되어 돌아옵니다. 누군가의 연락처를 얻기 위해 허비했던 그 눈물겨운 감정 소모의 끝에는 무엇이 남아있습니까. 깊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공허함뿐입니다. 이제 그 피로한 연극의 막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무대 위에서 내려오십시오. 당신의 삶은 타인의 얄팍한 평가로 채워지는 빈 종이가 아닙니다.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당신의 고귀한 시간을 헐값..
실패를 연료로 불타오르는 기적의 정체성 차가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당신의 손에 쥐어진 빳빳한 종이 조각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세상이 당신의 이름 앞에 친절하게 붙여주었던 그 화려한 수식어들은, 거친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이면 가장 먼저 젖어 찢겨나갈 나약한 껍데기일 뿐입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거대한 빌딩 안에서 안락함을 대여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견고해 보이던 문이 굳게 닫히고, 머리 위를 비추던 따뜻한 조명이 꺼졌을 때, 허허벌판에 남겨진 당신의 진짜 그림자는 과연 어떤 형태를 띠고 있나요.어느 회사의 부장, 어느 조직의 팀장이라는 달콤한 이름표는 당신의 피부가 아닙니다. 그것은 언제든 주인이 나타나 다시 빼앗아 갈 수 있는 값비싼 대여품에 불과해요. 많은 이들이 이 대여된 환상을 자신의 진짜 뼈와 살이라고 굳게 믿으며..
상처받지 않는 완벽한 분신을 잉태하라 육신은 흙으로 돌아갑니다. 그것은 흔들리지 않는 우주의 법칙입니다. 호흡은 언젠가 멈추고 뜨겁게 뛰던 심장은 차갑게 식어갑니다. 당신이 가진 혀는 쉽게 지칩니다. 당신이 가진 다리는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집니다. 뼈와 살로 이루어진 이 연약한 그릇은 필연적으로 낡고 바스라집니다. 우리는 매일 조금씩 소멸을 향해 걸어가고 있어요. 아침의 찬란한 태양 아래서 온몸을 불태워 열정을 쏟아내더라도, 밤의 짙은 어둠이 내리면 무거운 눈꺼풀을 닫고 깊은 수렁 같은 잠에 빠져들어야만 합니다. 아무리 빛나는 진리를 가슴에 품었다 한들, 육신에 갇힌 그 진리는 하루의 끝에서 반드시 휴식을 구걸해야 합니다.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생물학적 감옥입니다. 입술을 열어 당신의 가치를 외쳐보십시오. 그 소리는 허공의 바람과 섞여 ..
100번의 폭격을 마친 뒤 들어가 점령하라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거대한 것들에 압도당하는 법을 철저하게 배운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의 차가운 유리 외벽, 끝이 보이지 않는 대기업의 잔인한 자본력, 수만 명의 직원이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조직의 위용 앞에서 평범한 개인은 한없이 초라해질 뿐이다. 그들은 막대한 돈으로 타인의 시간을 사들이고, 무한한 인력으로 세상의 모든 공간을 장악한다. 당신이 지금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전장, 즉 평면적인 자본주의의 정해진 룰 안에서는 당신이 가진 얄팍한 자본과 체력으로는 결코 그들을 이길 수 없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모든 생존의 역사는 시작된다. 정면승부는 그저 처참한 자살 행위일 뿐이다. 과거의 다윗이 골리앗과 정직하게 칼을 맞대고 힘겨루기를 하려 했다면, 단 한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