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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를 박차고 나온 자퇴생의 서늘한 반격 세상은 거대하고 무자비한 컨베이어 벨트와 같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 차갑고 딱딱한 금속 벨트 위에 강제로 올려져, 사회가 이미 철저하게 정해놓은 엄격하고 획일적인 규격에 맞게 끊임없이 깎이고 다듬어지기를 강요받는다. 그 잔인한 규격을 무사히 통과한 자들에게는 번듯하고 그럴싸한 도장이 찍히고, 단 한 치라도 어긋나거나 스스로 궤도를 이탈한 자들에게는 불량품이라는 가혹하고 지독한 낙인이 쾅 하고 찍힌다. 대한민국이라는 숨 막히는 경쟁 사회에서 그 도장의 이름은 바로 학력이다. 수십 년이라는 억겁의 시간 동안 오직 좋은 대학이라는 비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사람들은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빛나야 할 청춘의 시기를 잿빛으로 남김없이 태워버린다. 마치 그것만이 인생을 구원할 유일무이한 성공의 길인 것처럼..
가짜 인연을 도려낸 자의 결말 바람이 불어옵니다. 무수한 얼굴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고, 의미 없는 명함을 건네며, 텅 빈 말들을 주고받았던 수많은 밤을 기억하십시오. 타인의 기대에 맞추려 스스로를 깎아내던 시간입니다. 우리는 관계라는 이름의 환상 속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잃었습니다. 거짓된 미소는 영혼의 바닥을 긁어냅니다. 얕은 인연을 엮기 위해 내쉬었던 숨결은 결국 독이 되어 돌아옵니다. 누군가의 연락처를 얻기 위해 허비했던 그 눈물겨운 감정 소모의 끝에는 무엇이 남아있습니까. 깊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공허함뿐입니다. 이제 그 피로한 연극의 막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무대 위에서 내려오십시오. 당신의 삶은 타인의 얄팍한 평가로 채워지는 빈 종이가 아닙니다. 타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당신의 고귀한 시간을 헐값..
실패를 연료로 불타오르는 기적의 정체성 차가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당신의 손에 쥐어진 빳빳한 종이 조각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세상이 당신의 이름 앞에 친절하게 붙여주었던 그 화려한 수식어들은, 거친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이면 가장 먼저 젖어 찢겨나갈 나약한 껍데기일 뿐입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거대한 빌딩 안에서 안락함을 대여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견고해 보이던 문이 굳게 닫히고, 머리 위를 비추던 따뜻한 조명이 꺼졌을 때, 허허벌판에 남겨진 당신의 진짜 그림자는 과연 어떤 형태를 띠고 있나요.어느 회사의 부장, 어느 조직의 팀장이라는 달콤한 이름표는 당신의 피부가 아닙니다. 그것은 언제든 주인이 나타나 다시 빼앗아 갈 수 있는 값비싼 대여품에 불과해요. 많은 이들이 이 대여된 환상을 자신의 진짜 뼈와 살이라고 굳게 믿으며..
상처받지 않는 완벽한 분신을 잉태하라 육신은 흙으로 돌아갑니다. 그것은 흔들리지 않는 우주의 법칙입니다. 호흡은 언젠가 멈추고 뜨겁게 뛰던 심장은 차갑게 식어갑니다. 당신이 가진 혀는 쉽게 지칩니다. 당신이 가진 다리는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집니다. 뼈와 살로 이루어진 이 연약한 그릇은 필연적으로 낡고 바스라집니다. 우리는 매일 조금씩 소멸을 향해 걸어가고 있어요. 아침의 찬란한 태양 아래서 온몸을 불태워 열정을 쏟아내더라도, 밤의 짙은 어둠이 내리면 무거운 눈꺼풀을 닫고 깊은 수렁 같은 잠에 빠져들어야만 합니다. 아무리 빛나는 진리를 가슴에 품었다 한들, 육신에 갇힌 그 진리는 하루의 끝에서 반드시 휴식을 구걸해야 합니다. 이것이 피할 수 없는 생물학적 감옥입니다. 입술을 열어 당신의 가치를 외쳐보십시오. 그 소리는 허공의 바람과 섞여 ..
100번의 폭격을 마친 뒤 들어가 점령하라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거대한 것들에 압도당하는 법을 철저하게 배운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의 차가운 유리 외벽, 끝이 보이지 않는 대기업의 잔인한 자본력, 수만 명의 직원이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조직의 위용 앞에서 평범한 개인은 한없이 초라해질 뿐이다. 그들은 막대한 돈으로 타인의 시간을 사들이고, 무한한 인력으로 세상의 모든 공간을 장악한다. 당신이 지금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전장, 즉 평면적인 자본주의의 정해진 룰 안에서는 당신이 가진 얄팍한 자본과 체력으로는 결코 그들을 이길 수 없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모든 생존의 역사는 시작된다. 정면승부는 그저 처참한 자살 행위일 뿐이다. 과거의 다윗이 골리앗과 정직하게 칼을 맞대고 힘겨루기를 하려 했다면, 단 한 번..
포장마차 신용불량자가 증명한 기적 25년 전의 몹시도 차갑고 매서운 밤, 서울의 어느 후미진 골목에 자리한 낡고 허름한 포장마차 안은 희뿌연 김과 사람들의 무거운 한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곳에는 100권 클럽과 무자본 창업의 창시자인 캡틴후크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의 맞은편에는 눈빛만은 별처럼 빛나지만 현실의 팍팍함에 짓눌려 온몸을 떨고 있는 한 젊은 청년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 위태로운 청년의 이름은 박현호(크몽 창업자)였다. 얇은 겉옷 사이로 스며드는 한기보다 그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짓누르는 것은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현실과 거대한 빚더미였다.당시 박현호의 손에 남은 것이라고는 수억 원에 달하는 절망적인 부채와, 사회적 사망 선고나 다름없는 신용등급 10등급이라는 가혹한 주홍글씨뿐이었다. 사업에 대한 뜨거운..
나 스스로 기관이 되다 타인의 제국을 떠나 그대만의 영토를 개척하십시오그대의 영혼이 소리 없이 울고 있다는 것을 나는 느낍니다. 매일 아침,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리며 그대는 거울 속의 자신에게 묻곤 하지요. "도대체 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낯선 얼굴이 그곳에 있을 거예요. 생명력은 희미해지고, 타인의 요구와 세상의 기준에 맞춰진 껍데기만 남아 있는 모습 말입니다. 그대는 지금 임대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프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것은 온전한 그대의 삶이 아닙니다. 남의 땅에 씨를 뿌리고, 남의 성벽을 높이 쌓아 올리는 소작농의 삶과 다르지 않으니까요. 이제는 멈추십시오. 잠시 멈춰 서서 그대가 딛고 있는 그 땅을 내려다보세요. 그곳은 그대의 영토가 아닙니다.그대가 매달 꼬박꼬박 받는 월급의 본질을..
결국 문을 부수고라도 들어가고야 만다 아직도 누군가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까. 그대의 고요한 방 안에 앉아, 언젠가 세상이 나의 진가를 알아보고 정중히 모셔갈 것이라는 착각 속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요. 그것은 희망이 아니라 유예된 절망일 뿐입니다. 오지 않을 구조대를 기다리며 서서히 말라가는 조난자의 모습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세상은 그대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문은 굳게 닫혀 있고 그 안의 사람들은 자기들의 축제를 즐기느라 바쁩니다. 그 견고한 침묵을 깨뜨리는 유일한 방법은 문이 부서져라 두드리는 것뿐입니다. 예의 바르게 노크하지 마십시오. 그 소리는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습니다.압도적인 질량으로 타격하라책 한 권을 쓴다는 것은 세상이라는 거대한 성벽을 향해 돌멩이 하나를 던지는 일입니다. 물론 그 돌멩이 하나가 작은 파문을 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