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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는 정복될 때 아름답다 당신은 지금 숨을 쉬고 있습니까. 아니, 정확히 묻겠습니다. 당신은 지금 들이마시는 것이 공기인지, 아니면 정제되지 않은 소음의 파편들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거대한 데이터의 해일 앞에 서 있습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세상은 당신의 망막과 고막을 향해 쉴 새 없이 정보를 쏘아댑니다. 알림, 뉴스, 피드, 광고, 타인의 일상, 의미 없는 논쟁들. 그것들은 당신의 의식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뇌의 회로를 점령해 버립니다. 이것을 우리는 '풍요'라고 착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인정하십시오. 이것은 풍요가 아니라 재난입니다. 홍수가 났을 때 가장 귀한 것이 마실 물이듯,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장 희소하고 값비싼 것은 바로 '명료함'입니다.사람들은 길을 잃었습..
당신의 겸손이 세상을 망치고 있다 당신은 지금껏 아주 거대한 착각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어쩌면 태어난 순간부터 주입받은, 뼈에 사무칠 정도로 강력한 세뇌가 당신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겸손은 미덕이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들 말이에요. 이 말들은 듣기에는 달콤하고 고상해 보이지만, 실상은 당신의 손발을 묶고 입을 틀어막기 위해 세상이 만들어낸 가장 교묘한 거짓말이었습니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십시오. 정말로 실력 있고 내실 있는 당신이 골방에 틀어박혀 묵묵히 칼을 갈고 있을 때, 창문 밖 세상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까? 얄팍한 지식 몇 조각을 무기 삼아 확성기를 들고 설치는 그들이, 바로 당신이 가져가야 할 명예와 부를 독식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그들을 욕하지는 마십시오. 그들이 특별히 악랄하거나 비범..
소비자의 무덤에서 걸어 나오라 당신의 눈동자는 죽어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당신의 뇌는 무의식적으로 도파민을 찾아 헤매고 있을 테지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더듬고, 타인이 배설해 놓은 화려한 이미지와 짧은 영상 조각들을 쉴 새 없이 집어삼킵니다. 그것이 당신의 하루를 여는 의식입니다. 스스로 선택했다고 착각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거대 기업이 설계한 알고리즘이라는 미로 속에 갇힌 실험 쥐에 불과합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것을 보고, 그들이 욕망하게 만든 것을 사고, 그들이 정해준 길을 따라 걷다가 결국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한 채 증발해 버릴 운명입니다. 기분 나쁘십니까.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까.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아직 당신 안에 살아있는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증거니까요.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이 '..
어제와 결별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백 번의 장례식 우리는 매일 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다짐합니다. 내일은 다를 것이라고, 내일은 기필코 변할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겁니다. 하지만 알람 소리와 함께 눈을 뜨는 순간, 어제의 중력은 어김없이 당신의 발목을 잡아챕니다. 침대 밖으로 나오는 그 사소한 행위조차 거대한 투쟁이 되어버리는 이 비참한 현실을 보십시오. 당신의 의지가 박약해서가 아닙니다. 당신이 나약한 패배자라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생물학적 반응이자, 당신의 뇌가 수만 년 동안 진화시켜 온 생존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변화를 혐오합니다. 변화는 곧 불확실성이며, 원시 시대에 불확실성은 곧 죽음을 의미했으니까요. 그러니 당신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신의 뇌가 아주 성공적으로 당신..
480p의 인생을 4K로 격상시키는 광학적 원리 당신의 영혼은 지금 서서히 질식하고 있습니다. 부정하지 마십시오. 매일 아침 울리는 알람 소리가 당신을 깨우는 구원의 나팔 소리가 아니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 울리는 장송곡처럼 들리지 않습니까. 무거운 몸을 이끌고 화장실 거울 앞에 섰을 때, 그 안에 비친 눈동자에서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죽은 물고기의 눈을 마주하지 않습니까. 만원 지하철에서 타인의 땀 냄새와 피로에 짓눌려 짐짝처럼 배달되는 그 시간 동안, 당신은 자신이 살아있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사무실 책상에 앉아 모니터의 불빛에 눈이 시려올 때,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이 하루 중 가장 큰 뇌 활동일 때, 퇴근 후 넷플릭스의 자동 재생 목록에 뇌를 위탁한 채 맥주 한 캔으로 하루를 마취시킬 때, 당신은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
상처라는 이름의 가장 매혹적인 자본 그대는 지금도 어두운 방구석에 웅크린 채 울고 있습니까. 차가운 바닥에 얼굴을 묻고 흘리는 그 뜨거운 액체가 그대의 인생을 단 1그램이라도 구제해 주었는지 묻고 싶군요. 흐르는 눈물은 그저 나트륨이 섞인 소금물일 뿐입니다. 닦아내면 휴지 조각만 남고 시간이 지나 마르면 얼룩조차 남지 않는 무의미한 배설물이지요. 참으로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감정의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대가 겪은 그 끔찍한 이별과 사업의 실패 그리고 뼛속까지 시린 가난과 믿었던 사람의 배신까지. 그 모든 비극을 그저 아픔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마음속 깊은 지하실에 가두어 두는 행위는 명백한 죄악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직무 유기이자 그대에게 주어진 가장 비싼 원석을 하수구에 버리는 짓과 다름없습니다.이제 그 축축하고 눅눅한..
운명을 설계하는 자. 필연적 기회 포획술 세상은 당신에게 침묵을 강요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스스로 입을 닫고, 손을 묶은 채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누군가 자신을 발견해주기를 기다립니다. 그것은 겸손이 아니라 오만입니다. 아무런 신호도 보내지 않는 조난자를 구조할 수 있는 구조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고립과 결핍은 세상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세상에 좌표를 찍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필연적인 결과입니다.사람들은 흔히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그 '운'이라는 단어는 게으른 자들이 자신의 나태함을 합리화하기 위해 발명한 가장 비겁한 마취제에 불과합니다. 진짜 선수들은 운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운이 지나갈 수밖에 없는 길목을 계산하고, 그 길목에 촘촘한 텍스..
무너지는 모래성 앞에서 손에 무엇을 쥐고 있는지 보아라 당신은 지금 꿈을 꾸고 있습니다. 눈을 뜨고 이 글을 읽고 있다고 믿겠지만 사실은 깊은 최면에 걸려 있는 상태나 다름없어요. 머릿속에 엄청난 아이디어가 가득 차 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샤워를 하다가 혹은 산책을 하다가 문득 스치는 생각들이 마치 대단한 발명품이라도 되는 양 가슴이 벅차오르겠지요. 당장이라도 세상을 뒤집을 명저를 써낼 수 있을 것 같고 누구도 생각지 못한 사업 아이템이 손안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 순간 당신은 자신이 꽤나 지적인 존재라고 느끼며 도파민에 취해 비틀거립니다. 하지만 펜을 들어 백지 위에 그 대단한 것들을 적어내려 하는 순간 당신은 마주하게 됩니다.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요. 그저 희뿌연 안개만이 당신의 뇌를 가득 채우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는 겁니다.인정하십시오...